예전 자료/2009年 旅行

09.08.05 자전거 여행 #-03day 03. 고생의 절정... ㅠ_ㅡ

고두스 2009. 8. 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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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 건강 박물관(건강과 성 박물관인가?)을 지나서 열심히 자전거를 달려 갔습니다.
넓은 길이 나오기에 이를 따라 즐겁게 내려갔습니다.(계속 내리막길)
음? 또 5거리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코스를 잡고 내려갑니다. 내려가고 내려가다 보니 역시나 갑자기 길이 좁아지면서 왠 마을로 들어서게 되어버렸습니다.
신이시여.... 오늘 정말 왜이런지...
우선 가지고 다니는 지도를 펼쳐보며 주변을 둘러보나 딱히 어디인지 확인이 가능한 건물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마을로 들어와버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돌아가자니 내려왔던 내리막길이 내리막인지라 더이상 올라갈 여력도 없고 두려움때문에 주변을 뱅글뱅글 돌아보는데. 길은 안나오고 막다른 길만...
휴대폰을 꺼내서 네이트에 접속해서 내 위치검색을 실행합니다.(돈 많이 깨지던걸 이제서야 확인 ㅠ_ㅡ..)
잉? 왠 바다위?

간만군과 상담을 하다 결론은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서 가려고하는데 왠 여자사람님(올레 도시는 듯한 복장에.)이 다가와서 길을 묻습니다.

여자사람님 : "혹시 내려가는 길 아세요?"
간만군 : "아뇨. 저희도 지금 길 찾고 있는데.."
여자사람님 : "마을분이 이쪽근처로 내려가면 된다는데.."

여자사람님이 말하던 길은 이미 간만군이 갔다온 길입니다. 간만군의 판단에는 펜션들만 즐비하던 막다른 길이었죠.

간만군 : "거기 길 없던데.."

근데 자세히 보니 전봇대가 쭉 펜션을 넘어 계속 가고 있는 겁니다.

고두스 : "한번 가보자."

막다른길에서 오른쪽으로 보니 이럴수가. 길이 있습니다. 제대로 보지 않았던 거죠.
한분의 여성을 그냥 미아로 둔체 저희들은 그 길을 달렸습니다.(진심으로 죄송해요.)
그로 인해 엄청난 일이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르고....
길은 좁았습니다. 산등성을 따라 만들어진 길 같았죠. 그리고 경사가 무지 심했습니다.
거의 40~50도는 기본이요 심각하면 진짜 앞으로 구를 수도 있겠다 싶은 곳까지 있는겁니다.


사진이 흐릿 하다구요? 흐릿한게 아니라 눈물이 앞을 가린거예요... 정말 무서웠습니다. 구르면 죽는다.. 구르면 죽는다... = _=;;;


아무튼 내려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오른쪽은 바다요 왼쪽은 산이었습니다.
이걸 어쩌나... 저 멀리 보니 왠 여자사람 3분이서 다가오더군요. 간만군이 먼저 달려가서 물어봅니다.

간만군 : "이쪽으로 갈수 있나요?"
여자사람1 : "돌아가는게 좋을껄요?"

그리고는 간만군을 지나쳐 저에게로 올때 저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여자사람들 : "어떻게 저 길을 자전거 타고 지나가려나봐"

분명히 그렇게 들렸지만.. 사람도 지나가는 길인데 자전거가 못지나가리 하며 간만군과 앞으로 직진했습니다.
뭐 사실대로 말하면 내리막으로 내려온길을 다시 돌아 올라가는게 귀찮았던게 사실이죠.


초반에는 큰 자갈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돌로 길이 잘 정돈 되어있었습니다.
"이정도면 갈 수 있어."
저희는 그렇게 앞으로 전진해 나갔습니다.


응? 왼쪽에 자전거 2대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뭐지 그닥 오래된 자전거도 아닌데.. 뭔가 느낌이 싸아한데!?


응!? 뭔가 느낌이 더욱 싸해지는 느낌.
클릭하시면 엄청난 글자가 보입니다.
바로 "해병대길"

고두스 : "간만!"

외쳐보았으나 이미 간만군은 저 너머로.... 이걸 보고 가긴 한걸까요? 괜한 오싹함은 더더욱 등골을 차갑게 합니다.


자전거를 끌고, 이고, 나르고....
땀은 빗방울처럼 뚝뚝 떨어지고.
멀리 보이는 하늘은 태풍이 몰아오는듯 검게 변해가는게 눈에 선명하게 보이고.
오른쪽 바다는 성난 바다처럼 파도가 일렁이고..
물은 다 떨어져서 마실 물도 없고...
저 너머만 저곳만 돌면 단단한 도로가 나올거야.. 하지만 그 예상은 어김없이 깨지고..
저곳에서만 몇시간을 자전거 끌고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ㅠ_ㅡ..
지금 생각해보니 올레길은 사람도 다니는 길이 아니라 사람만 다니는 길이더군요.
괜한 도전은 안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돌길을 다 지나서 겨우 모래사장을 지났는데..
응?


왼쪽은 가파른 계단이요.. 직진하자니 돌길. 그리고 좀 더 가면 성난 폭포... 오른쪽은 파도....

고두스 : "아 신이시여..."
간만군 : "직진할까?"
고두스 : "잠깐 내가 보고 올께."

가보니 길은 더욱 심해지고 파도도 성난 모습으로 다가오고 더군다나 폭포까지 떨어지니... 이거 가다가 미끄러지면 죽겠구나 싶었습니다.

고두스 : "안돼. 잘못가면 죽어."
간만군 : "내가 갔다와볼게."

조로로롱 달려갔다 오는 간만군

간만군 : "진짜 죽겠네 ㄱ-"

그냥 계단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문제 발생 패니어가방을 달고 이어 이것저것 가방안에 많이 넣어두었던 제 자전거가 말썽이었습니다. 결국 둘이서 이고 위로 올라갑니다. 길은 좁고 경사는 심하고 자전거는 무겁고 아까 해병대길에서 힘을 다 써서 그런지 자전거 들 기력도 없고.
그래도 어떻게 든지 올리고 올리고 올려서


겨우 올라왔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ㅠ_ㅡ...
고두스 : "아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올라오고 보니 하얏트 호텔내부더군요.

응? 저곳은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이 찍어졌던 곳!?


근데 영화 쉬리의 생각보다는 저 멀리 바다에서 부터 몰려오는 비구름과 그 힘든곳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정줄 놓고 그냥 앉아있었습니다.
뒤에서는 호텔내 사람들의 바베큐파티며 뭐 음식 준비하는 소리며 신경도 안쓰이더군요.


햐앗트 호텔.... 다음에는 차타고 온다. = ㅅ= 돈 많이 벌어서....
이 첫 악연은 나중에 좋게 만나겠지....
뭐 대충 이곳을 떠나는데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중문 해수욕장 모텔이나 민박집에서 샤워하고 좀 쉬려고하는데(당초 계획은 텐트치고 야영. 근데 태풍온다는 소리에 또 땀도 많이 흘리고해서....) 하얏트 호텔 왼쪽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이 있다고 양복입은 남자분께서 말씀해주셨거든요. 다시 내려왔는데.. 사람만 다니는 길인.... 다시 오르막길 올라서 한참을 올라갔습니다. ㅠ_ㅡ..
오늘 정말 왜이래;;;


소리박물관, 아프리카박물관, 테디베어뮤지엄.....
볼것도 많았습니다만. 시간도 시간이고... 어서 빨리 숙소에 가서 쉬었으면 하는 바람에 계속 도로를 달립니다.

숙소야 나와라!!!

하지만 그런 바람은 어김없이 무너졌죠.
날은 어두운데. 거기다 빗줄기는 쏟아지고..
자전거로 달리는데 오르막... 거기다 정면에서 바람불어오는 느낌...

제주도라는 곳이 큰 도시면 몰라도 일반 시골길 달리때는 불빛도 안보이고 인가도 드물드물하고 오직 2차선 도로위에 가로등만 있고 양옆으로 비닐하우스만 ㅠ_ㅡ..
가도 가도 숙소는 안보이는 그 두려움...
이미 마실 물은 없고.. 몸은 힘들고.. 저녁도 못먹어서 배도 고프고..
결국 곧휴군에게 전화했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제주도의 이름모를 시골길에서 어둠에 휩싸인 체..

그런데 마침 저 멀리 다리가 보이는 겁니다.


다리인줄 알았는데... 월드컵 경기장 ㅡ_ㅡ;;;
문제는 중문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 달려도 달려도 저 다리 모습만 멀리서 보이던.... 낚인 느낌.. 몇시간을 달린건지...... ㅠ_ㅡ..
결국 신서귀포시에 도착했습니다만. 근처 편의점에서 가벼운 저녁을 때우고, 숙소가 있는 서귀포시까지 달리는데...
= ㅅ=;; 가도가도 숙소가 안보이는 상황이 또 발생.
더 늦기 전에 그냥 신서귀포시로 돌아오자는 판단에 돌아와서 편의점에 다시 들어가 길을 묻습니다. 주변에 잠잘만한 곳 없을까요? 찜질방과 모텔이 하나 있다는 말에 그냥 모텔로.

아무래도 오늘은 무언가 크게 악운이 낀듯합니다.
숙소에 와서 샤워하고 에어콘 풀로 틀고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몰려오는데... 태풍 걱정보다는 내일 여행 계획보다는 무겁게 변해버린 내 몸 때문에... 그냥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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